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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ADHD 진단을 받은 한 아이의 엄마가 직접 펴낸 책이다. 저자 김경림씨는 ADHD를 주제로 책을 쓸 만큼 예전부터 여기에 관심이 있거나, 이와 관련한 일에 종사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어느날 자신의 아들이 ADHD라는 말을 듣게 되고, 그 후 그녀는 ADHD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나는 이 책에 주목할 만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ADHD와 관련하여 접할 수 있는 책들은 의사 혹은 교사가 쓴 것들이다. 그것들은 ADHD를 바라보는 병원과 학교의 입장이 쓰여진 책들이다. 반면 이 책은 엄마, 즉 부모의 입장에서 ADHD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다르게 바라보는 자세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말해준다.

 

 

-목차-

 

Ⅰ. ADHD에 관한 불편한 진실

ADHD에 대한 오해들

ADHD 약물치료의 진실

ADHD 앞에 무너지는 부모들

 

Ⅱ. ADHD는 문제가 아니라 재능이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

재능이 어째서 문제가 된 걸까

 

Ⅲ. ADHD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라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문제

치유와 성장

ADHD는 없다

 

 

 

저자는 부모나 교사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아이가 ADHD진단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것이 아니라, 부모 혹은 교사의 기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가끔'이고, 어디서부터가 '자주'로 판단되는가의 문제 뿐만 아니라, 평소에 그 아이에 대한 이미지도 교사의 응답 혹은 평가에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의가 산만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고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ADHD라고 아이를 단정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문제인지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p.24, 29 ADHD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검사는 없었다. 의사가 어떤 아이를 ADHD라고 진단할 수 있는 근거는 오로지 그 아이의 일상생활을 주의깊게 관찰한 부모와 교사의 의견이다(그리고 그 의견은 최소 6개월 이상 관찰된 것이어야 진다에 유의미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부모와 교사의 의견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 단독으로 아이를 진찰해서 ADHD라고 진단할 수 있는 그 어떤 검사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의사가 살펴볼 수 있는 것은 ADHD 외에 다른 문제가 더 있는지 아닌지뿐이다. 이게 왜 중요한 문제인가 하면, 부모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아이가 ADHD로 진단될 수도 있고 아니라고 진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진단 과정의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는 더욱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약물치료' 때문이다. 저자는 약물치료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며, 나아가 ADHD를 치료해야한다고 보는 입장이 정당한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끔 한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한 대안학교 교사가 "만약 ADHD라고 진단받은 어떤 아이에게서 창의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 아이는 ADHD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며, ADHD 아이들이 창의적인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들이 ADHD 진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는 내용이다(p.91).

 

 

이와 관련해 생각해보면 요즘 학교에서 '창의력 교육'을 강조하며, 그것을 교육하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들이 문제적 아이들로 지적되곤 하는 학교교육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제인 것 같다. 게다가 정말 그 아이가 창의적이라면 구조화되고 프로그램화 되어있는 (창의력 관련이라 하더라도) 교육 방식이 맞지 않을 것이며, 그 것에 참여하는 자체로도 그 아이는 엄청난 부담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저자에 의하면 창의적인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그것을 교육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마음껏 게으르게 보낼 수 있는 시간", "빈둥거리게 해주는 것"(p.97)이라고 한다. 앤드류 스마트의 <뇌의 배신>이라는 책에도 이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아이들의 경우 뇌가 충분히 쉬어야 창의적인 것도 잘 드러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책의 2장에 보면 창의성 외에도 ADHD는 문제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능'이라는 설명이 제시되고 있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열심히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동감하며 읽었다.

 

 

 

뒷부분에 가면 저자의 아들이 저자에게 이런말을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엄마, 내가 힘들다고 하면 그냥 그날 하루만큼의 위로만 해 줬으면 좋겠어. 그럴 때마다 엄마가 '다시 생각해 보자' 이러면 나는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위로도 못 받아. 나는 그게 더 힘들어"(p.161)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그저 같이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모른다. 아이에게는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혹은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려 하거나 아이의 상황을 판단해주는 어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해서 드는 고민과, 생각할거리들은 ADHD진단을 받은 아이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까지도 즉, 인간을 조금 더 이해하는데로 한발자국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처럼 ADHD는 실체가 없는, 만들어진 문제일 수도 있다. ADHD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를, 그리고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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